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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도에 관하여
태도에 관하여
2015.04.05태도에 관하여 | 임경선 | 한겨레출판 | 2015 생각이 행동을 유발하지만 사실상 행동이 생각을 예민하게 가다듬고 정리해준다. 머릿속이 정리가 되지 않을 때는 일단 그 상황에 나를 집어넣어보는 것이 좋다. 가장 확실한 리트머스 역할을 해주기 때문이다. 용기는 그래서 필요하다. p.19 이런 '세상은 원래 그래' 같은 명제에 나는 어쩐지 반항하고 싶어진다. 지금으로서는 그 반항과 저항의 방식이 기왕이면 창의적이고 지속적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 말고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건 그것대로 괜찮은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p.145 과거의 '노력하면 된다'는 말이 공허해질 만큼 지금의 시스템은 개인을 도와주지 못하고 있지만, 그런 타고난 것이 있든 없든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내..
말하다
말하다
2015.04.05말하다ㅣ 김영하ㅣ문학동네ㅣ2015 문학은 성공하는 방법은 가르쳐줄 수 없지만 실패가 그렇게 끔찍하지만은 않다는 것, 때로 위엄 있고 심지어 존엄할 수 있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그러니 인생의 보험이라 생각하고 소설을 읽어라. p.21 밤하늘의 별처럼 많은 소설들이 있고, 제가 쓰는 건 아주 작은 일부에 불과하죠. 앞으로 남은 생애 안에 제가 아무리 잘 쓴다고 해도 밤하늘의 어떤 흔적도 되지 못할 수도 있는데, 그러나 그 세계의 일부라는 것, 내가 그 작가들 중 한 명이라는 것, 그게 어떤 기쁨을 줄 때가 있어요. 내가 그 세계의 아주 작은 일부라는 사실이 말이에요. p.90 한 사람을 작가로 만드는 것은 '작가가 될 수 없는 백 가지 이유'가 아니라 '될 수밖에 없는 한 가지 이유'인 것 같아요. p.10..
김이나의 작사법
김이나의 작사법
2015.03.30김이나의 작사법 | 김이나 | 문학동네 | 2015 지금도 작사를 부탁받은 곡의 데모를 받아 들을 때면 변함없이 설렌다. 의지와는 달리 언제라도 이 산업으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는 걸 떠올리면 많이 두렵기도 하다. 이 일은 어디까지나 수요 없이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어지간히 애쓰며 살고 있다. p.5 나는 간절함과 현실 인식은 비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꿈이 간절할수록 오래 버텨야 하는데, 현실에 발붙이지 않은 무모함은 금방 지치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간절하게 한쪽 눈을 뜨고 걷다보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그 기회를 알아보는 것도, 잡는 것도 평소의 간절함과 노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모든 직업은 현실이다. 그러니 부디 순간 불타고 마는 간절함에 속지 말기를. 그리고 제발, 현실을..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2015.03.26지중해 태양의 요리사 ㅣ 박찬일 ㅣ 창비 ㅣ 2009 "유기농의 의미도 이미 퇴색했어. 도시 사람들이 저 한 몸 건강하게 살자고 농약이며 항생제 따져서 구입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의 유기농이 아니지. 그 사람들은 유기농조차도 벌레 먹었다고 항의를 하는 멍청이들이니까." 하긴, 미국 캘리포니아의 거대 유기농 기업들은 최저 임금에 멕시칸들을 고용하여 땡볕 아래서 쌜러드용 채소의 벌레를 손으로 잡도록 시킨다. 그 채소는 다시 경유를 펑펑 쓰며 수천 마일을 달려서 미국 동부로 간다. 과연 이것이 진정한 유기농일까. 인간과 자연의 조화라는 건강한 개념의 진짜 유기농이 될 수 있을까. p.122 "이름이 있다는 것은 정말 그 동물을 인간처럼 길렀다는 뜻이지. 공장에서 기르는 돼지나 소는 이름이 없어. 그러나 집에서 ..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사랑의 말, 말들의 사랑
2015.01.29조금 과장해서 얘기한다면, 한국어는 말하는 사람이 듣는 사람과 자신 사이의 위계를 설정하기 전에는 단 한마디도 내뱉을 수 없는 언어다. 말하자면 한국어는 그 비슷한 예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비민주주의적인 언어다. p.44 대체로 외국어에는, 모국어가 주는 만큼의 구체성, 육체성, 직접성이 없으므로. 그것은 느끼는 언어가 아니라 이해하는 언어이므로. p.110 - 고종석, 존댓말로 가자니 반말 같고, 반말로 가자니 존댓말 같은 존대인 듯 존대 아닌, 존대 같은 말은 어떻게 옮겨야 할까. 새로운 관계가 등장할 때마다 위의 문장이 떠오른다. 어려워 -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
2014.12.30일에는 노동이라는 말에 담기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어떤 활동을 노동이라고 부른다면 자연스레 그 반대편에 고용주가 놓인 그림이 떠오른다. 노동은 나의 일이 고용주와의 계약관계 아래 놓여 있다는 현실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이름이다. 일을 노동이라고 부를 때 계약관계에서 보상받지 못하는 잉여의 노력을 쏟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되고 만다. 나는 쓸데없이 남 좋은 일을 하고 있는 것이며, 심지어 다른 누군가에게 돌아갈 일자리를 축내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필요' 이상을 하게 되는 어떤 마음이 있다. 돈으로 돌아오지 않을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마음, 내 몫으로 돌아오지 않더라도 좋은 성과를 내고 싶은 마음, 그런 마음을 떨치는 쪽이 영리한 것이 요즘 세상이다. 그걸 안다 해도 일에 쏟아서는 안 되는, ..
마술 라디오
마술 라디오
2014.09.10마술 라디오, 정혜윤, 한겨레출판, 2014 확신에 가득 찬 사람이 아니라 의심하고 동요하면서도 찾고 추구하기를 멈추지 않는 사람만이 생생하게 살아 있었어. p.48 왜 사람들은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할까? 그런데 이 굳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하는 영리하지 않은 사람이 세상을 세상답게 해. 세상을 마술적으로 바꿔. p.50 우리는 사랑이 사랑을 낳는다는 것을 한순간도 잊으면 안 돼. p.52 릴케는 어느 날 젊은 시인들에게 이런 당부를 했었어. 간곡히 부탁하건대 대답에 따라 살지 말고 질문에 따라 사시길. 왜냐하면 우리는 대답을 따라 살 수가 없으니까. p.55 '당신이 누구인가는 당신이 무엇을 말하는지에 달려 있지 않고 당신이 무엇을 말하려 하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p.115 "그날 밤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2014.08.25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라이너 마리아 릴케, 김세나 옮김, 소울메이트, 2014 잠시라도 그 책들 속에서 살면서 거기에서 배울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십시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책들을 사랑하도록 하십시오. 그 사랑은 수천 배로 당신에게 되돌아올 것입니다. 당신의 인생이 어떻게 되더라도 꼭 그 사랑이 되돌아오리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p.34 성탄절이 다가오고, 또 당신이 그 축제의 한가운데서 고독을 여느 때보다 더 견디기 힘들어할 테니 제가 인사라도 전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p.79 사랑한다는 것은 또한 좋은 일입니다. 사랑은 어려운 것이니까요. 인간과 인간이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어려운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궁극적인 것, 즉 마지막 시련이며 과제입니다...
소년이 온다
소년이 온다
2014.05.31소년이 온다, 한강, 창비, 2014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더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p.79 그렇다면 우리에게 남는 질문은 이것이다. 인간은 무엇인가. 인간이 무엇이지 않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p.95 양심.그래요, 양심.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게 그겁니다. p.114 하지만 동시에 당신은 안다. 그해 봄과 같은 순간이 다시 닥쳐온다면 비슷한 선택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을. 초등학교 때 피구 시합에서, 날쌔게 피하기만 하다 결국 혼자 남으면 맞서서 공을 받아안아야 하는 순간이 왔던 것처럼. p.175
'나름대로'와 '이 정도면'
'나름대로'와 '이 정도면'
2014.02.07지금은 대표적 배우로 자리 잡은 장혁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오디션에서 정말 많이 떨어졌어요. 120번 정도 떨어졌어요. 제 성격이 상당히 긍정적인데 12번, 13번 떨어지니까 못 버티겠더라고요. '내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괴로웠지만 무엇보다 날 미치게 만들었던 건 떨어질 때마다 도대체 왜 떨어지는지를 모르겠더라고요. 그때는 이런 생각을 했어요.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준비했고 이 정도면 되지 않겠나' 생각했어요. ... 그런데 어느 날 깨달은 거죠. 아! 하고. '나름대로'와 '이 정도면'을 빼야 하는 거구나!" - , 백지연, p.229
这些人,那些事
这些人,那些事
2014.01.24大哥你说要照顾家里,我就比较放心辛苦你了不过当你的弟弟妹妹也很辛苦 吴念真《这些人,那些事》 형형이 가족들을 돌봐준다니, 마음이 놓여그동안 힘들었지?근데 말이야형의 동생으로 사는 것도참 힘들었어 대만 작가 우녠전의 책에 등장하는 동생의 자살 이야기.낮에 카페에서 읽다가 울었다...ㅜ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