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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업일치를 꿈꾸며 살아요

어느 봄날, 아주 따뜻한 떨림

  • 2020.02.17 22:10
  • 冊 - 밑줄

어느 봄날, 아주 따뜻한 떨림 | 김인숙 | 아시아 | 2019

 

언어란, 의역되지 않은 채의 날것의 언어란, 흥미롭지만, 언제나 그런 것은 아니다. 많은 경우, 몹시 부끄럽다. p.18

 

그럼에도 나는 묻는다. 당신은 내일 아침 몇 시에 팔자교에 갑니까? 진심으로 말하건대, 절대로 궁금해서가 아니다. 회화책 수준의 대화를 나누다 보면, 챕터 한 장이 끝나기 전까지는 그걸 멈출 수 없을 때가 있다. 그뿐이다. 게다가 초급 회화책에서는 늘 이유 없이 시간을 묻는다. 당신은 몇 시에 학교에 갑니까. 지금은 몇 시입니까. 수업은 몇 시에 끝납니까. 당신은 몇 시에 상점에 갔었습니까. 왜? 도대체 왜 물어보는 건데? 따져 묻고 싶어지게 만드는 질문들. 그리고, 나 역시... p.20

 

짜증을 부리는 게 아닐지도 모른다. 중국말은 잘못 들으면 그렇게 들린다. 내 기분이 좋을 때는 입안에서 달콤한 사탕이 녹는 것처럼 애교스럽게 들리지만, 기분이 그렇지 않을 때는 껌을 씹은 듯이 딱딱 내뱉는 것처럼 들린다. 더 기분이 안 좋을 때는 욕처럼도 들린다. p.44

 

요즘은 한국의 마트에서도 얼마든지 사 마실 수 있지만, 중국술을 중국에서 마실 때, 한국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싼값으로 마실 때의 상쾌함은 또 다른 법이다. p.56

 

누구나 넘기 위해 배운다. 배우는 것은 그것을 넘을 때에 비로소 의미가 된다. p.87

 

중국 역사의 문을 열기가 조심스러운 것은 그것이 재현되는 이야기와 문장들 때문이다. 역사의 문을 여는 순간 당신은 기록 속으로 들어가는 게 아니라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다. 이야기는 끊이지 않고 이어지며, 이어지면서 더욱 넓어지고, 그리하여 당신은 그 안에 완전히 갇혀버릴 수도 있다. 들어갈 것인가, 말 것인가. p.99

 

 

-

신종코로나19로 중국인 혐오가 극에 달한 이때에 하루빨리 상황이 나아지길 기도하며 중국여행 에세이를 읽었다.

작가가 다롄 개발구에 살았다는 구절이 나와 더 반가웠던. 언젠가는 꼭 소흥에 가서 황주를 마셔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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