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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업일치를 꿈꾸며 살아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 2019.06.08 09:59
  • 冊 - 밑줄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 한수희 | 휴머니스트 | 2019


인생이라는 건 본질적으로 선을 긋는 문제이고, 선을 어디에 그을 것인지는 각자가 정해야 해.

- <여기, 우리가 만나는 곳>, 존 버거


거대한 것과 시시콜콜한 것을 동시에 바라보며 살고 싶다.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책임해지지 않으면서 하루하루의 생활도 잘 살아나가고 싶다.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매일매일 만족스럽게 잠자리에 들고, 또 새것 같은 하루를 기대하면서 눈을 뜨고 싶다.

살다 보면 좋은 날도,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좋은 날을 즐기는 법과 그렇지 않은 날을 견디는 법을 배우며 살고 있다. p.7


그래, 이 많은 사람이 물리치료를 받으러 다니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야. 다정한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누가 나에게 잘해주는 게 좋아서, 케어받고 싶어서. p.22


우리가 하는 일이 우리를 만들까. 그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예술을 하면서도 예술가가 아닌 사람들이 있고, 컨베이어벨트 앞에서 일하면서도 예술가일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p.35


20대에는 별일이라곤 없는 내 인생이 망작 같기만 했는데, 중년이 되어버리고 나니 별일 없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별일이란 얼마나 무서운 것일까. 살얼음판 위를 걷듯 조심조심 살고 있다. 오늘도 별일 없고 내일도 별일 없기를. p.53


10년 전의 우리와 지금의 우리가 다른 사람일 리는 없을 것이다. 사람은 그렇게 쉽게 변하지 않으니까. 하지만 기차가 철로를 변경하는 것처럼 우리는 조금씩 방향을 틀어 여기까지 왔을 것이다. 그 시간 동안 우리는 우리가 어떤 부위의 돼지고기를 좋아하는지 알았고, 우리 자신과 친구들을 위한 베이컨과 햄을 만들었고, 스튜가 끓기를 기다렸다. 중요하지는 않지만 필요한 시간이었다. 그건 확실하다. p.101


생각하며 걷다 보면 내가 품은 문제들로부터 조금 멀어지는 기분이 든다. 앉아서 고민할 때는 문제들 속에 파묻혀 허우적대기 십상이지만, 걸을 때는 다르다. 걸으면서는 문제들에 거리를 둘 수 있다. 이제 그 일들은 그렇게까지 심각하거나 화를 내야 하거나 두려운 일이 아니다. 어쩌면 걸으면서 나는 나 자신의 중심으로부터 걸어나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p.139


만약 어떤 사람이 어떤 일에 대해서 너무 많이 이야기한다면, 어떤 주장을 너무 강하게 펼친다면, 그 사람은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생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p.152


단호함과 모호함에 대해서 생각하면 이 말이 떠오른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애니메이션 <벼랑 위의 포뇨>에서 포뇨가 엄마에 대해 하는 말. "우리 엄마는 정말 좋아요. 그런데 정말 무서워요."

정말 좋지만 정말 무서운 사람. 그런 사람이 되는 일에 대해서 자주 생각한다. p.152~153


하루 종일 함께 있어도 행복하기만 한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부모도, 남편도, 자식도 힘들다. 잘 지내던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꼴도 보기 싫어졌다면 우리 사이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졌다는 신호인지도 모른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적당한 거리감이 있어야 예의를 지킬 수 있다. p.171~172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내가 좋아하는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야 나의 콤플렉스로 남들을 괴롭히지 않을 테니까.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는 핑계도 대지 않고 불만도 만들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관계에 내 전부를 걸지 않는다. 그 사람이 어떻게 굴든 나는 어떻게든 살아갈 것이다. p.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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