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24
#사랑하고도 불행한_김은비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그저 개인적인 열정이다. 이 모든 행위는 나를 위한 일이다. p.23
오늘 먹은 저녁이 맛있었냐고 묻자, 맛있었다고 대답한다. 그 질문과 대답을 통해 나는 그 둘은 지금 사랑 안에서 행복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다 문득 내 주변 사람들의 권태로운 연애를 떠올렸다. 밥 먹었냐는 질문보다 맛있게 먹었냐고 묻는다면 그들의 일상적인 대화가 조금은 따뜻해지지 않을까 하고. p.135
너는 자꾸만 다정하거나 살갑지 않기 때문에 내가 너를 좋아하는 거라고 말하고 있지만, 나는 그래서 너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그래도 너를 좋아하는 것임을 네가 알아주길 바라. 너의 무심함과 투박함 안에서 나는 매일 울지만, 내 안에서 사랑을 주고받는 것이 익숙해지길 기대하며 그렇게 우리로 거듭나길 바라. 물론 불안은 틈을 비집고 들어와 몸집을 키우려 할 테지만, 그래도 사랑하고 그래서 사랑한다는 것을 부디 잊지 말아. p.147
#비익연리
대학원 친한 동기들 중 가장 먼저 결혼하게 된 친구의 청첩장. 수없이 여러 번 본 글귀지만 이렇게 보니 또 새롭다. 잘 살아라, 친구야 :)
#청두
짧은 일정으로 청두에 다녀왔다. 쓰촨의 맛을 경험하러 가자는 게 여행의 취지였으므로 청두와 충칭 중 고민하다가 항공편 시간대 선택이 좀 더 다양한 청두로 결정! 사실 청두에 대해서는 좋다는 평을 너무 많이 봐서 기대치가 한껏 올라간 상태였는데, 기대를 충족할 만큼 깨끗하고 만족스러웠다.
- 친구는 위안화로 환전을 하고 나는 위챗페이만 들고 갔는데, 위챗페이만 가져가도 충분했을 것 같다. 첫날 공항에서 호텔로 이동한 후 택시에서 현금을 내자 기사님이 거스름돈이 없다고 한 후로 택시 탈 땐 무조건 위챗페이를 이용했다. 관광지나 음식점에선 물론 현금을 받지만 모바일페이가 워낙 일상화되다 보니 위챗페이로 결제하는 게 서로 편하다.
- 공유경제가 활성화된 곳이라 도시 곳곳에서 공유 자전거나 공유 배터리를 볼 수 있었다.
- 흐리고 비 오는 날이 많은 도시라는데, 우리는 다행히 여행 내내 날씨가 맑았다. 4월 하순의 청두는 대낮에 살짝 무더운 감도 있지만, 초록초록한 나무들이 많아 어느 정도 상쇄가 됐다.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게 환경미화원. 끊임없이 청소를 하는 터라 길가도 깨끗하다.
-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했다. 복도에서 만난 호텔 메이드도 서비스직 종사자의 기계적인 인사가 아니라 정말 밝은 얼굴로 인사를 해 주었다. 같이 간 친구는 중국어를 전혀 못했는데, 말투만 듣고도 업무 환경이 좋은가 보다고 했을 정도.
- 내륙 지방이다 보니 물가가 저렴하다. 거의 1일 1마사지를 하며 돌아다님. 상하이 물가로는 발마사지 정도 받을 가격에 전신을 받을 수 있다.
- 같이 간 친구는 청두에 여행객이 더 많아지기 전에 한 번 더 오라고 강추했다. 나도 그럴 생각^^ 근데 충칭도 가고 싶다(...)
#크롬바커 하우스_양재
테라스 자리에서 맥주 마시기 좋은 계절이 왔다! 조금만 지나도 무더워서 마시기 힘들 테니ㅠㅠ
날이 좋던 날, 테라스 자리에서 가볍게 한 잔, 아니고 두 잔♥
#바른식 시골보쌈_사당
친구 생파 하러 간 곳. 동네 막걸리가 있길래 시켜 봤다. 동네 이름을 딴 막걸리인데 여러 버전이 있고, 세븐일레븐에서도 파는 것 같다.
보쌈과 막국수는 맛있었지만 해물파전은 별로. 다른 테이블 주문한 거 보고 맛있어 보여서 시켰는데, 너무 늦게 나온 데다 기다린 보람도 없이 맛도 별로였다. 감자전을 시킬 걸 그랬...ㅋㅋ
#영화 수업 종강
영화 수업 종강. 선생님 개인사정으로 휴강하며 날짜가 뒤로 밀리고, 강의 회차까지 한 주 늘어나면서 청두 여행과 일정이 겹치는 바람에 한 주 빠졌다. 빠진 회차 주제가 로맨스영화라 꼭 듣고 싶었던 건데 아쉽...
#책읽아웃_신예희 작가
오은 - 저희는 어쨌든 뭘 쓰고 만들어 내는 사람, 창작하는 사람이잖아요. '창작에는 돈이 든다', '돈이 종종 창작의 연료가 된다'는 부분에 공감했어요. 사실 종이 한 장 갖다 주고 "너 뭐 좀 그려 봐, 너 뭐 좀 써 봐" 하면 못 쓰거든요. 어딜 가거나 보고 느껴야 하는데, 이게 다 돈을 주고 하는 경험이거든요.
신예희 - 때도 그냥 밀면 안 밀리는데, 촉촉하게 불려 놓으면 술술 밀리잖아요. 안 그럼 피부가 상하죠. 그런 것처럼 제가 촉촉해야 하는 거예요. 근데 무엇이 자신을 촉촉하게 적시느냐, 이건 사람마다 달라요. 어떤 사람은 개봉 영화를 다 챙겨 봐야 촉촉해지는 사람이 있을 거예요. 저는 제 입에 맛있는 걸 넣어 줘야 발동이 걸려요.
제가 전시회를 가든 공연을 보든 책을 보든 심지어 찜질방에 가든, 아니면 오늘은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그냥 엎어져 자든, 모든 행위에는 돈이 들어가요. 준비를 하기 위해, 돈은 창작의 원료가 된다고 생각해요. "돈이 다야, 돈이 전부야"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너무 중요합니다.
이거 진짜 맞는 말. 뭐라도 하려고 하면 돈이 든다. 돈이 중하다. 열심히 벌자! (워라밸 유지하면서ㅠㅠ)
#30대: 경력을 쌓아갈 나이
트위터에서 본 짤인데 너무 뼈를 때려서 저장! 친구에게 에어드랍으로 사진 보내면서 같이 전송했더니 함께 공감해 주었다ㅎㅎ
#변월룡전_학고재
롯데뮤지엄 가려다가 변월룡전 전시가 곧 끝난다는 인스타 정보를 보고 여기부터 부랴부랴 다녀왔다. '러시아 국적의 고려인 작가'라는 평만으로도 얼마나 굴곡진 삶을 살았을지 예상되어 자화상 앞에 오래 서 있었다.
근데 주말에 광화문 가는 거 너무 힘들다. 남산터널 지나자마자 버스 기사님이 도로 통제한다며 다 내리라고 해서 지하철 타고 겨우겨우 갔고, 서대문 쪽에서 온 남친도 마을버스가 움직이질 않아 걸어왔다고ㅠㅜ
#다시 피아노_앨런 러스브리저
청중을 모아놓고 그 앞에서 연주를 한다는 건 또 다른 수준의 집중력과 헌신을 요한다. 아무리 '나는 아마추어요' 하고 호소를 한다고 해도 해결될 문제가 아닌 것이다. 공연히 무대 위에 섰다가 웃음거리가 되어선 곤란하기 때문에 최소한의 연주 수준은 담보가 되어야 한다. p.74
연주를 대함에 있어 대부분의 프로페셔널보다 아마추어인 당신의 처지가 더 낫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아마추어에게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연습해야 한다는 엄혹한 멍에가 없다. 부담감과 책임감에 짓눌릴 일도 없고, 치열한 경쟁도 없다. 공연장의 형편, 음향 상태나 본인의 정신 상태와 무관하게 끊임없이 청중을 상대해야 하는 직업도 아니다. 아마추어는 모든 취미가 본래 그렇듯 좋아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다. 그 결과로 당신은 스스로에게 만족하고, 취미를 공유하는 동호인들을 흡족케 하며, 당신의 처지를 이해하고 온정적인 자세로 연주를 들어줄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에게도 기쁨을 줄 수 있다. -p.97, <재미 삼아 피아노 치기> 재인용
연주회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내가 좋아서 하는 거니까 부담 갖지 말고 즐길 것.
그래도 연습, 연습! 연습만이 살길이다.
#마음산책 두 번째 모임
마음산책 두 번째 모임. 영화 수업이랑 겹치는 날이 있을까 봐 걱정했는데 거의 석 달 만에 두 번째 모임이 열린 터라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오전 마감을 마치고 피아노 레슨, 피부과 방문을 마친 다음 부랴부랴 참석했다. 일정이 빡세서 가기 직전까지 고민됐으나 역시나 가길 잘했다. 첫 모임 때 책을 미리 읽고 가지 못한 점이 아쉬웠는데, 누가 그런 피드백을 했는지 이번엔 출판사에서 책을 미리 보내 주셨다. 나는 부산 여행 때문에 거의 못 읽고 갔지만ㅋㅋ
가는 길에 지하철에서 조금 읽으면서 상상한 저자와 실제로 뵌 박영택 교수님의 이미지는 너무나 달랐다. 잔잔한 유머감각이 돋보이시던...^^ 덕후의 마음은 덕후가 잘 알기에, 교수님의 골동품 덕질에 폭풍 공감하며 강연을 들었다.
#이자카야 잔잔_정자역
오랜만에 이자카야. 미도리 하이볼 빛깔이 예뻐서 조명샷도 찍어 봤당ㅎㅎ
꼬치 맛집이라더니 정말 맛있었다. 내 입맛엔 전체적으로 음식이 살짝 짠 편이었지만.
이날 남동생한테 남친 처음으로 소개해 줬는데, 둘이 띠동갑이라 어색할 줄 알았더니 합세해서 나한테 괴롭힘 당하는 고충을 털어놓으며 폭풍 공감ㅋㅋㅋㅋ
#날이 좋아서
할아버지 기일에 사촌동생이랑 같이 마당에서 먹은 저녁. 늘 쟁여 놓고 먹는 끝짱떡볶이, 맛다시 골뱅이 무침, 비빔면 조합에 필스너우르켈. 중딩인 사촌동생은 탄산수에 믈레즈나 아이스와인 냉침해 줬더니 맛있다며 잘 마셨다.
요즘 날씨 너무 좋아서 행복하다. 낮엔 좀 더워도 아침저녁엔 선선해서 산책하고 싶은 요즘 날씨가 오래도록 계속되었으면...
#미인어
봐야지, 봐야지 하며 미뤄 왔던 미인어를 드디어 보고, 관련 내용을 검색해 보다 재미있는 논문을 발견했다. 주성치의 초기작인 <도학위룡>과 최근작 <미인어>의 자막 번역을 비교한 논문. 유료 논문이지만 학번으로 로그인했더니 여전히 열람이 가능했다.
팬 자막이 아님에도 괄호 안에 주석 넣은 게 색다르다 싶었는데 논문에도 언급이 되어 있다. 난 화면자막으로 빼서 주석을 단 경우는 있어도 괄호를 통한 주석은 한 번도 안 달아 본 듯.
#버녁버녁
최근에 번역한 드라마는 뒤로 갈수록 어찌나 대사가 없는지, 지금껏 번역하면서 그렇게 글자수 적은 대본은 처음 받아 봤다. 한 회 분량이 1,000자가 안 된 회차도 있었...ㅋㅋㅋㅋㅋ (실화임) 나야 땡큐지만 시청자한테 이래도 되냐, 진짜.
몇 달 동안 진행한 애니메이션 대본 번역이 끝났고, 웹소설 번역을 시작하기로 했다.
사실 요율을 제시해 달래서 제시하긴 했지만, 업계 관계자에게 들은 바로는 터무니 없는 요율이라고 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어차피 드라마 번역 외에 부업으로 하는 거라 안 해도 그만이라는 생각이 컸기 때문에.
다행히 샘플 번역이 마음에 든다는 피드백과 함께 번역료에 대한 제안이 왔다. 내가 제시한 요율은 원문 기준이고 업체에서 제시한 요율은 번역문 기준이라 처음엔 좀 헷갈렸다. 환산해서 계산해 보니 내가 제시한 요율에 살짝 못 미치긴 해도 마지노선으로 생각한 요율보다는 위라 오케이하고 계약 완료. 다른 친구한테 물어보니 이것도 업계 기준으로는 꽤 높은 편이라고-_- 모쪼록 작품이 재미있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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