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공녀 강주룡

체공녀 강주룡 | 박서련 | 한겨레출판사 | 2018


혼인이란 것은, 부부가 된다는 것은 동무를 갖는 일이구나. 죽어도 날 따돌리지 않을 동무 하나가 내게 생긴 것이구나. 주룡은 문득 그런 생각으로 마음이 벅차오르는 것을 느낀다. p.29


당신이 좋아서 당신이 독립된 국가에 살기를 바랍네다. 내 손으로, 어서 그래하고 싶었습네다. p.36


머이가 우스우십네까? 간나는 독립에 보탬이 안 된답네까? 기야말로 옛 사상이 아님메? p.47


임자가 이런 사람이어서 나는 좋았에요.

주룡은 바로 답하지 못한다. 그런 말 말지. 이미 한 번 버린 아내에게, 이제는 아주 두고 떠날 사람에게 그리 다정한 말은 말지. 데리고 떠나지 말지. 정 주지를 말지. 첫날밤에 소박을 맞히지. 이럴 바에는. 주룡은 손을 내밀어 전빈의 얼굴을 감싼다.

나도 전빈이가 내 서방인 게 좋았다. p.91~92


앞으로 너는 네가 바라는 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p.153


내 배운 것이라군 예서 배워준 교육밖에 없는 무지랭이지마는 교육 배워놓으니 알겠습네다. 여직공은 하찮구 모단 껄은 귀한 것이 아이라는 것. 다 같은, 사람이라는 것. 고무공이 모단 껄 꿈을 꾸든 말든, 관리자가 그따우로 날 대해서는 아니 되얐다는 것. p.180


그런 욕을 할 줄 안다는 것은 그런 욕을 들으며 살아온 사람이라는 것이 아닙니까. 나는 욕설은 듣는 쪽보다 하는 쪽의 품위와 관련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룡 씨는 어떻습니까? p.204


시방까지 배운 바론 노동자가 으뜸이구 근본 되는 계급인데 실지로는 에리뜨들이 계도와 계몽의 대상으로 보구 있다. 이거이 최근 나의 불만입네다. p.206


주룡은 누구도 함부로 평가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더 배웠다고 잘난 것이 아니고 덜 배웠다고 못난 것이 아니다. 저 자신부터가 더 이상은 그런 식으로 평가받지 않기를 주룡은 원했다. p.210~211


싸우구 싶다는 거이 순 거짓입네다. 싸움이 좋은 거이 아니라 이기구 싶은 거입네다. p.216


달빛이 흰 광목을 훑는다. 그 빛나는 줄을 잡고 지붕 위로 올라가려는 주룡은 마치 선녀 같다. 달헌은 그 아름다운 광경을 감히 해칠까 봐 잠시 망설이다가 힘겹게 말을 건넨다. 올라가지 말아요. 거기 올라가면 죽게 됩니다.

주룡은 답한다. 알고 있다고. p.242


지붕 위에서 잠든 그 여자를 향해 누군가가 외친다.

저기 사람이 있다. p.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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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 보고 청소년 문학상인 줄 알았는데, 한겨레 문학상이었다.

귀여운 남편 따라 독립운동에 나선 1부의 강주룡은 당차지만 풋풋했다면,

평양으로 홀로 돌아와 고무공장에 다니다 노동운동에 나서는 2부의 강주룡은 강단 있고 멋졌다.


한국 최초의 고공 농성을 벌인 인물이라니.

인물도 매력적이고 스토리도 홍미로워서 푹 빠져 읽었다. 작가의 다음 작품이 기대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연이어 보도되어 마음이 무거워질 때가 많다.

강주룡이 바라던 세상은 아직도 멀었나 보다.

토트*

덕업일치를 꿈꾸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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