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마음

일하는 마음 | 제현주 | 어크로스 | 2018


나와 너무 가까운 것에 대해 담담하기란 쉽지 않다. 우리는 어떤 일이나 상황에서 나를 떼어내고 바라보는 데 서투르다. 그 때문에 자기 자신에 대해 그렇듯, 늘 그것을 지나치게 포장하거나 지나치게 낮추어보게 된다. 그리하여 자신의 일을 더 큰 그림 안에서 바라보려면, 그 일의 여러 층위와 의미를 다면적으로 이해하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거리다. 일을 통해 나를 보는 것이 아니라 일 자체를 보는 것. 아이러니하게도 그럴 때만이 나 자신도 온전히 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p.28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는 그때그때 다르다. 사랑은 늘 변하게 마련이고 당연히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일하기 위해 모였으므로 각자의 사정보다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이 닥친다면 그때는 각자의 사정을 더 중요하게 다루어야만 한다. 직장에 속해 있을 때나 혼자 일할 때나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는 인간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이 온다면 일은 결국 일일 뿐이다. 그럴 수 있다고 믿을 때에만 지금 이 순간 마음껏 일을 중요하게 생각할 수 있다. 거리가 허락해주는 자유다. p.29


오늘 내린 선택이 좋은지 나쁜지가 미래의 결과에 의해 결정되지는 않는다. 오늘 좋은 것은 그냥 오늘만으로 이미 좋다고 하기에 충분하다. p.50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시간을 많이 보낼수록, 그래서 그들의 일상이 어떻게 흐르는지 직접 볼수록, 내 삶에 대해서, 내가 내리는 선택에 대해서도 조금 편안해진다. 당연한 말이지만 '삶에 정답은 없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몸으로 알게 되는 것이다. 모든 삶에는 빠진 구석이 있고, 또 그 덕에 채워진 구석이 있다. 모든 삶에는 부러운 점이 있지만 나름의 어려운 점도 있다. 다들 자신에게 중요한 것을 붙들기 위해서는 무엇인가를 버리거나 견뎌야 한다. p.77~78


"중요한 건 열심히 하는 게 아니라 잘하는 것"이라는 말도 있긴 하다. 나 역시 이 말을 좋아한다. 이 말은 돈 받고 일하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이야기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잘하는 게 아니라 계속 하는 게 중요하다"라는 말이 틀린 것은 아니다. 계쏙하는 것과 열심히 하는 것은 다른 종류의 문제다. 계속 하다 보면(언제나 열심히는 아니더라도) 그것만으로 이르게 되는 어떤 경지가 있다. 당장의 '잘함'으로 환산되지 않더라도 꾸역꾸역 들인 시간이 그냥 사라져버리지는 않는다(고 믿고 싶다). p.127


세상은 예측할 수 없고 위험한 곳이며, 힘든 순간엔 결국 모두 혼자니까 믿을 건 너 자신밖에 없다는 말은 사람을 위축시킨다. 결국 그 두려움이 사람을 길들이게 된다. 자기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대신 남의 말이 나의 문제에 대신 답하길 기다리게 된다. 두려움에 사로잡혀, 세상을 만인의 만인을 향한 아레나로 보느냐, 혹은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 세상을 커다란 학교로 보느냐에 따라 사람은 성장하거나, 성장하지 못한다. p.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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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졸업하고 일을 처음 시작하던 시기에 <내리막 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를 읽었다.

그리고 5년차가 되어 <일하는 마음>을 읽었더니 감회가 새롭다.


이번 책에서는 일을 대하는 태도에 관한 다양한 조언도 좋았지만, 아이에 관한 이야기가 특히 인상 깊었다.

저자는 30대 때 '주변에 아이를 키우며 행복하게 일하는 여성 동료나 선배가 한 명도 없었'기에

아이를 낳겠다는 결심을 하지 않았다고 했는데, 지금 내 상황이 그렇다. 다들 비혼이거나 결혼을 했어도 아이가 없다.

워킹맘인 친구도 물론 있긴 하지만 시어머니께서 출근 전부터 와서 집안 살림이며 육아를 다 도와주신다고.

시어머니께는 고맙지만 나는 별로 원치 않는다.

엄마든 시어머니든 내 일을 위해 또다른 여성의 노동력을 착취해야 한다면 마음이 편치 않을 듯.

아무튼 내가 결혼이나 육아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게 훌륭한 롤모델이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봤다.


나는 남편만 좋다면 당연히 딩크로 살고 싶지만,

난임인 친구를 가까이서 보니 출산이라는 게 둘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생각이 많은 요즘이다.


좋은 롤모델 어디 없나요ㅋㅋ

토트*

덕업일치를 꿈꾸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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