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모든 동물은 섹스 후 우울해진다 | 김나연 | 문학테라피 | 2018


우리는 과거 위에 지어진 집이라고 했다. 나에게는 네가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가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만큼 중요하다. p.21


어른들은 아이들이 체구가 작을 뿐 자신들만큼이나 오감과 이해력이 발달해 있는 인간이란 점을 늘 과소평가한다. 그래서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하는 거짓말은 늘 성의 없고 어설프다. p.31


가족과도 합법적인 절차를 통해 관계를 정리할 수 있는 법이 제정되어야 한다. 부부만 이혼할 수 있게 해놓은 현재 시스템은 부모와 자식, 형제, 자매, 친인척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문제를 묵과하고 있다. p.47


왜, 보통 내가 누구한테 상처를 줬을 땐 나도 모르게 그러는 경우가 많잖아. 물론 작심하고 할퀴고 싶을 때도 있지만 나는 사람들이 언제나 타인을 찢어발길 준비를 하고 산다고 생각하지 않거든?

그렇다고 해도 내가 부지불식간에 타인에게 상처를 입힌 게 무죄가 되진 않아. 상처를 받은 사람이 과민한 게 아니라, 거기까지 미처 배려하지 못한 내가 무심했던 거라고 생각하는 게 현대 지성인의 자세 아닐까? p.65


예전에 만났던 사람이 한 말 때문에라도 경사보단 조사를 조금 더 챙겼다. "가족 잃었을 때 온 사람들도 너무 고맙지만 안 온 사람들이 꼭 기억에 남는다. 그게 이상하게 그렇더라고." 얼굴 본 것만으로도 힘이 되니까 멀더라도, 당장 네 사정이 넉넉잖더라도, 조사엔 꼭 가라고. p.90


우리의 시간은 늘 반짝거리도록 자주 들여다볼게. 반질반질하게 기름칠도 해둘게. 다른 누구보다 나를 믿고 응원해준 너를 믿고 여기까지 왔어. 우리 결국 서로의 과거로만 남는다고 해도 너의 과거가 초라하지 않게, 잘 살게. p.173


정이 든다는 건 이런 건가 보다.

없이도 잘 살았는데 

만나버렸더니 그리워진다. p.176


나는 그런 순간들이 많았어. 친해지고 싶어서, 고개를 좀 더 오래 갸우뚱거리고 싶어서, 아는 걸 모른 척하고 긴 걸 아닌 척하고. p.182


그러니 나연, 절대 타엽할 수 없는 한 가지만 가지고 있어요. 결국 사람은 거기서 거기입니다. p,212


대학원 생활이 시작되면 매일 평가고 비교의 나날일 것 같다. 번역이야 시간적 여유가 통역보다 '상대적으로' 많으니 그래도 낫다. 하지만 통역은 입을 떼는 순간 실력이 드러난다. 영어를 구사사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통역사는 '빼어난' 언어를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그걸 매일, 매시간 동기들에게, 교수님에게 확인받는다. 이 일을 하기로 맘먹은 이상 매일 살얼음이 얇게 낀 사람들의 경쟁심과 의구심 위에서 춤추듯 연기해야 한다. 의연하게, 태연하게. 윽. p.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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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출판물로 나왔을 때도 눈여겨보던 책인데, 결국 정식 출판된 책으로 읽게 됐다.

호평이 많은 이유를 알겠더라는. 나도 푹 빠져 읽었다.


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쓴 글을 보고, 나의 대학원 입학 전 심정과 어쩜 이리 똑같을까 하며 오랜만에 옛날 일을 떠올려 봤다.

최근에 3쇄를 찍었다고 들었는데, 쭉쭉 나가서 학자금 다 갚으시길. 

토트*

덕업일치를 꿈꾸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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