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이야기 16

01. 모과와 함께 맞이하는 겨울


11월을 제일 좋아한다. 10월의 공허함, 12월의 북적거림과는 달리 아무도 없는 바다처럼 고요하고 태평하고 안전하고 행복하기 때문이다. 기온이 어느 일정한 온도를 밑돌면 대부분 외로움 같은 사치스럽고 쓸데없는 감정은 느끼지 않을 것 같다.

11월에 태어난 사람 중에는 달콤한 거짓말을 잘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언젠가 헤어지겠지, 하지만 오늘은 아니야>, p.216

나도 11월이 좋다. 직장인들은 공휴일이 없는 달이라며 싫어하지만ㅋㅋ

내가 좋아하는 11월이 가고 어느덧 북적거리는 12월이 왔다. 예상했던 대로 한파도 오고.


남한산성이나 화성 행궁으로 가려던 단풍놀이는 사정상 취소됐고, 10월의 마지막 주말에 양재천으로 단풍을 보러 갔다.

단풍이 예쁘게 물들지도 않고 핑크뮬리는 바람에 쓸려 죄다 누워 있고, 결정적으로 너무 추웠다(...).

단풍놀이를 마치고 카페에 들어가 따뜻한 밀크티를 마셨더니 잠이 쏟아졌다는ㅋㅋㅋㅋㅋ



02. 그민페2018


작년 가을엔 일정이 안 맞아 못 갔던 그민페, 올해는 갔다.

늦게 들어간 탓에 스테이지에서 멀리 앉기도 했지만, 음향이 너무 안 좋아서 중간중간 멘트칠 땐 뭐라고 하는지 제대로 들리지도 않았다.

그래도 음향을 좀 손보긴 했는지 이튿날은 웬만큼 들렸던 게 다행이라면 다행.


홈플러스에서 저렴이 와인을 사가서, 친구랑 둘이 이틀에 걸쳐 3리터를 다 마셨다.

뷰민라도 그렇고 그민페도 그렇고 부스에서 파는 음식 좀 다양해졌으면...

음식이 너무 그게 그거고 비슷한 메뉴의 부스가 여럿 들어와 있어서 점점 별로다. 수용 인원을 초과해 표를 판 것 같다는 느낌도 들고.

내년에도 갈지는 의문이지만, 이틀 내내 날씨도 좋고 미세먼지도 없었던 건 너무나 좋았다!


첫째 날 가는 길에 길동시장에 들러서 사간 소문난 곱창.

이사하면서 몇 년간 못 가다가 오랜만에 갔는데 할머니가 여전히 계셔서 속으로 혼자 반가워했다.

포장은 양이 많아서 1인분 사다가 셋이서 배부르게 먹음. 역시 포장은 인심이 후하다.


이번엔 이벤트 참여 거의 안 하고, 우리 자리에서 가장 가까웠던 헛개 초코밀크만 참여했다.

드링크 2개 받았지만 난 숙취가 없어서 주당 친구에게 줌ㅋㅋ



03. 아빠 환갑


울 아빠가 벌써 환갑이라니... 눈물 좀 닦고.

떡케이크를 맞췄는데 떡케이크는 예상보다 작게 나오고, 손님은 예상보다 많이 오셔서 근처 파바에서 추가 케이크를 공수해 왔다.


딱히 준비한 건 없지만 심적 부담은 컸던 환갑 모임을 무사히 치렀음에 안도한다.

할아버지 환갑잔치('잔치'라는 말이 어울리는 행사였다) 때 찍은 VHS 테이프를 mp4 파일로 변환해서 틀어 놨더니 인기가 짱짱.

영상 속에는 나보다 어린 아빠와 엄마가 있고 어린 아빠의 친구들이 나오는데,

그분들이 또 아빠 환갑에 참석해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보는 상황이었기에ㅋㅋ



04. 무민 스노우볼


알라딘 미쳐써... 이런 굿즈를.

사실 나는 스노우볼을 무척 좋아하면서도 스노우볼이라고 하면

영화 '언페이스풀'에서 살인 도구(?)로 쓰인 스노우볼이 먼저 떠오르는 사람인지라 이걸 내 돈 주고 산 일은 없다.

그런데 알라딘에서 살인은 힘들 것 같은 사이즈로!! 스노우볼을 내놓은 게 아닌가.


12월 굿즈가 뜨자마자 신청해서 받았는데, 오는 길에 무민이 부러져 버렸다;; 스노우볼 안에서 이리저리 굴러다니던 무민ㅠㅠ

할 수 없이 교환 신청을 한 끝에 한파 속 아이스볼이 되어 도착, 서 있는 무민과 겨우겨우 상봉했다고 한다.


눈 내리는 날 밖에 데리고 나가서 한 컷, 전기가오리 리워드와 함께 한 컷.

그나저나 이번 전기가오리 리워드는 너무 예뻐서 어떻게 뜯지요??

이런 건 소장용 하나, 실사용용 하나로 보내 주셔야...(개소리)



05. 스페인 책방


시류에 편승하여 화제의 에세이 <일간 이슬아 수필집>과 <간지럼 태우기>를 주문하였다.

스마트스토어를 운영하는 곳 중에 두 책을 같이 파는 곳을 못 찾아서 따로 배송시켰는데, 스페인 책방에서 이렇게 예쁘게 포장해 주셔서 감동.

보내 주신 엽서는 찜질기 AS 맡기면서 동봉하는 메모지로 활용했다.


덧붙여 <간지럼 태우기>는 오혜라는 책방에서 주문했는데, 출고 속도가 알라딘보다 빠르다. 두 곳 다 앞으로 자주 애용해야지!



06. 먹부림


궁금했던 퓨전 술집 월선네. 드디어 가 봤다.

막걸리를 주로 파는 술집답게 전은 맛있었지만 나머지 음식은 쏘쏘.

사진엔 없지만 바지락볶음은 간이 전혀 안 되어 있어서 다들 놀랐다. 내 입맛에만 싱겁냐며ㅋㅋ

칭다오에서 먹던 20위안짜리 바지락볶음이 그리워지는 맛이었다.


생파 때 간 김일도 고깃집. 이날 맛있게 먹어서 몇 주에 다른 지점 또 갔는데 거긴 별로. 지점마다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친한 언니가 대만 친구들 소개해 준다고 해서 갔던 갯벌의 진주. 진짜 오랜만에 갔건만 맛은 예전만 못한 것 같다.

대만 친구들은 진짜 웃겼다. 빵빵 터지면서 술 마심ㅋㅋㅋㅋㅋ


조개 먹고 나서 옆집에 있는 이자카야 갔는데, 대만 친구가 한치를 너무 정갈하게 찢어 줘서 감동이었다.

어쩜 이렇게 잘 찢냐고 했더니 자기가 바텐더 출신이라며...ㅋㅋ




송년회로 갔던 덕후선생. 예약을 급히 하느라 북경오리는 주문할 수 없는 4시 시간대에 들어갔는데,

음식이 죄다 맛있어서 북경오리 못 먹은 게 아쉽지 않을 정도였다.

인테리어 보면서 고터에서 간 모던눌랑과 비슷한 이미지다 싶었다가, 우육면 맛을 보면서부터는 평가가 바뀌어서 찬양 모드로.


유발면도 넘나 맛있고, 가오슝에서 먹었던 백산육도 여기서 재회.

사진엔 잘 안 보이지만 볶음밥 옆에 있는 쯔란 갈비도 별미였다.

오랜만에 먹은 마장면과 동파육도 감동. 다른 음식들에 비해 바지락볶음이랑 굴소스채소볶음은 평범한 편이었다.


전체적으로 몹시 흡족했기 때문에 조만간 북경오리 먹으러 또 갈 예정.

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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