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산책
2021.01.09
시와 산책 | 한정원 | 시간의 흐름 | 2020 나의 우월함을 드러내는 연민이 아니라, 서로에게 원하는 것이 있어 바치는 아부가 아니라, 나에게도 있고 타인에게도 있는 외로움의 가능성을 보살피려는 마음이 있어 우리는 작은 원을 그렸다. p.55 팔다리가 나무처럼 굳어가고, 호흡이 가빠지고, 덜 보이고 덜 들리게 될 때,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게 될까. 아껴 움직이고, 아껴 말을 하고, 아껴 보고 듣게 될까. 아껴 사랑하게 될까 아니면 사랑을 아끼게 될까. p.66 대개 서른, 마흔, 예순 같은 나이에 큰 의미를 두고 '꺾인다'는 표현을 쓴다. 나는 삶을 꺾이게 하는 것은 그보다는 '사건(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주로 나쁜 사건ㅡ개인의 불행이나 세계의 비극ㅡ을 겪는 순간이라고. p.67 노인을 경외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