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왜 시끄러운가

중국인은 왜 시끄러운가 | 오영욱 | 스윙밴드 | 2017


"중국인이 그것마저 잘하면 우린 뭐 먹고살라고?"

일본의 '장인정신'과 중국의 '대충대충' 사이에 한국의 '적당히'가 있다. 일본보다 싸고 빠르며 중국보다 정밀하다. 고맙게도 그게 장사가 된다. p.15


중국 도시의 옛 거리를 복원한 상점가에는 으레 스타벅스도 있다. 위치도 괜찮고 건물도 근사하고 실내 장식도 좋아 가만히 앉아 있기에 알맞다. 누군가는 돈을 많이 쓴 것뿐이라고 냉소할지 모르겠지만, 자리를 잡는 것부터 보일 것과 감출 것을 정하고 그곳에서 사람들이 어떤 마음을 갖게 될지 세심하게 고민하는 식의 드러나지 않는 노력도 중요하다. 그 과정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많은 가게들이 망한다. p.52


무릇 나와 우리나라는 냉정하게 바라보고, 다른 사람이나 남의 나라는 최대한 긍정적으로 바라봐줘야 한다. p.75


통일이 되었을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점은 북한식 공산주의 사회가 만들어놓은 도시공간을 파괴하지 않는 것이다. 거대한 광장과 콘크리트 신전, 권위적인 가로 계획과 수많은 기념비들이 20세기의 아이러니를 오롯이 표출하며 새로운 시대와 결합을 이룰 수 있다. 허구의 이상 공간에서 인공지능혁명 시대의 삶이 이루어지는 경이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p.82


칭다오에서 마시는 칭다오 맥주는 당연히 더 맛있어야 한다. 장소성이란 그런 것이다. 여행지에 대한 기대를 크게 하지 않는 편이지만 이것만은 확실하다. p.96


제국주의 세계는 가해자와 피해자로 양분되었다. 피해자 쪽에 속한 나라들에서는 핍박과 착취로 인해 국민의식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반면, 가해자였던 나라들은 자기들이 이룬 것으로 기준을 세운 뒤 그들만의 리그 속에서 여러 단계 더 발전했다. p.124


세상은 진보한다. 진보주의자에게는 수많은 의심과 회의, 좌절이 두통처럼 따르지만 한 발짝 떨어져 보면 사회는 보수주의자가 경악할 정도로 앞으로 나아가는 중이다. p.170


사실 중국의 문화유산을 경험해보면 중국인이 디테일에 약한 것에 동의하기 어렵다. 복잡하고 오묘한 작품들이 대륙의 역사를 장식했다. 중국에서 디테일이 사라진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일 것이다.

결국 감성의 문제다. 디테일이 좋지 못하다는 건 그만큼 감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감성의 결핍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원숭이를 가둬놓은 우리 앞에서 곰곰이 생각하다 문득 그건 신분제의 몰락에 의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p.173


- 중국 사람들의 매력이 뭐라고 생각해?

- 남의 눈치를 보지 않지. p.213~214


도시는 사람을 닮고 사람은 자연을 닮는다. 온통 산으로 가득한 땅에 사는 한국인들은 길이란 으레 고개로 이어진다고 인식한다. 반듯한 길은 애초에 없다 생각하고 삶의 굴곡도 길을 닮은 것이라 자조하며 자신의 처지를 감내한다. p.220


하나의 길에 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걸어야 했던 한국인들이 오지랖이 넓은 것도, 황량한 땅에서 혼자 알아서 생존해야 했던 중국인들이 배려심이 없는 것도 약간의 증오와 함께 이해할 수 있는 일이다. p.221


동물의 권리가 보장되어야 동물 바로 위의 계급인 사람들의 삶이 개선된다. 사람들은 보통 사람도 먹고살기 힘든데 짐승의 사정까지 봐줄 수 없다고 말한다. 그것은 자신의 위치가 높은 권력에 있는 자들과 한참 동떨어져 동물과 가깝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의 오판이다. 어떤 사회에서 동물이 누리는 권리는 그 사회가 가진 섬세함을 가늠하는 척도다. p.232


번체를 사용하는 홍콩의 간판은 중국인이 아닌 외지인에게 중국을 향한 로망을 완벽하게 채워준다. 홍콩 사람들은 중국인들과 달리 폰트가 갖는 중요성을 알기 때문이다. 중국 내륙에서 수많은 간판들의 폭력에 시달리다가 홍콩에 가면 눈과 마음이 정화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p.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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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을 끄는 자극적인 제목을 원했던 건가 싶었는데, 딱히 그런 것 같진 않다.

저자의 눈으로 본 중국은 시끄럽고, 지저분하고, 섬세함이 부족한 나라다.


중국을 좋아하지 않는 이의 시선이 궁금해서 읽어 봤다.

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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