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돼가? 무엇이든

잘돼가? 무엇이든 | 이경미 | arte | 2018


나는 우울증이 무섭다. 나의 모든 문제는 결국 내가 해결해야 하긴 하지만 이 병은 진짜 아무도 도와줄 수 없다. 때로는 이해받기도 어려워 혼자 늪으로 빠지기 시작하면 그냥 그렇게 존재 자체가 소멸될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이런 걸 왜 이렇게 잘 아는 거지, 진짜 무섭게. p.58


평일 출퇴근이나 주말, 휴가의 개념이 없는 우리는 이런 순간에 다시금 깨닫는다. 아, 맞다. 우리는 비정규직 근로자. 아무 때나 내키면 놀 수 있고 그러다 밤새도록 놀 수 있다. 다음 날 실컷 늦잠 잘 수 있고 느지막이 일어나 또 낮술을 즐길 수 있는 우리는 프리랜서. 외박하고 그다음 날 또 외박을 해도 집에서 바득바득 이를 갈며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 우리는 불혹을 넘긴 싱글 프리랜서. p.65


같은 입장이 아닌 사람에게 온전한 동의와 공감을 바라진 않는다. 마음이 싫다는데 어쩌겠나. 나도 사람인지라 살다 보니 나쁜 줄 알면서 싫은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 다만, 정당한 이유가 없다면 티 내진 말자 이 말이다. 마음 깊이 우러나오는 존중도 아름답지만, 때로는 정말 싫은 마음을 완벽하게 숨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일도 아름다운 존중이다. 진짜 싫은 상대를 위해 이 불타는 싫은 마음을 숨기는 게 얼마나 힘든데. p.75


그래서 나는 염치 불고하고 조금 행복한 편이다. 언제까지 '행복한 내일'을 꿈만 꿀 것인가, 세상을 바꿀 수 없으니 내가 생각을 바꾸는 수밖에... p.126


남에게 칭찬을 받으려는 생각 속에는 의지하고 싶은 마음이 숨어 있다. 혼자 의연히 선 사람은 칭찬을 기대하지 않는다. 물론 남의 비난에도 일일이 신경 쓰지 않는다. p.132


모든 자식은 부모를 부정하고 일어서야 한다고 늘 생각한다. 그래야 발전하고 성숙한다. p.188


나는 나를 믿는 일이 제일 어렵다.

어쨌든,

아주 조금씩 가고 있다. p.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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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를 좋아하지 않지만 이 책만은 정말 재미있게 읽었노라는 간증글이 넘쳐나는 책. 에세이 성애자인 내가 놓칠 순 없지 ㅎㅎ

올해는 에세이 말고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어 보겠다고 다짐했지만, 역시나 실패인 것 같다.


모두가 극찬한 바와 같이, 한 장 한 장 페이지가 줄어드는 게 아쉬울 정도로 유쾌한 에세이였다.

그런데 이경미 감독님 영화는 아직 <미씽>밖에 본 게 없네;; <비밀은 없다>부터 빨리 봐야겠다아아

토트*

덕업일치를 꿈꾸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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