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행복

보통의 행복 | 아마미야 마미, 기시 마사히코 지음 | 나희영 옮김 | 2018 | 포도밭


기시 / 저는 가까운 사이라도 말로 전하는 게 엄청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말하지 않아도 알아' 같은 사고방식은 싫어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말로써 마음을 전한 뒤에는 기쁨이 줄어드는 듯한 느낌도 들어요. p.14


기시 / 욕망 자체가 타자의 욕망을 내면화한 것이기에 자기 자신 안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욕망이란 건 애당초 있을 수 없어요. p.20


아마미야 / 타자로부터 인정받는 건 어려워도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행동은 있다고 생각해요. p.39


기시 / 아주머니들이 필요해요. 사회에 꼭 필요해요. 은행에 줄 서 있을 때 어느 아주머니께서 "오늘 사람이 북적북적하네!"라고 한마디 던지면 주변이 확 온화해져요. p.51


아마미야 / 저는 연애든 결혼이든 특별히 하고 싶지 않다면 안 해도 좋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확실하게 "하고 싶지 않다"고 할 까닭도 없는 것 같아서 어려워요. 모두 막연하게 "좋을까" "하고 싶어" "경험하지 않으면 모르는 장점이 있을지도 몰라"라고 생각하지만 막상 방법을 몰라 당혹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꼭 연애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타인과 관계 맺기가 어려워진 것 같아요. 친구가 생기지 않는 거죠. 다들 사람 사귀는 게 어렵다고 느끼는 듯해요. p.55


기시 / 소외 계층이나 재일조선인이나 피차별 부락이나 장애인 등에 대해 조사나 공부를 하며 실감한 건데, 개인의 고민은 일단 놔두고 보다 힘든 지경에 처한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을 우선시하자는 의견은 필요해요. 하지만 동시에, 어떤 한 사람이 힘들어 하고 있다면 그것이 전부라고도 생각해요. 이 둘은 모순적이에요. p.63


기시 / 여성이 '자신'이 되고자 할 때 뭔가를 내놓고 교환하지 않으면 '자신'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아요. 그냥은 '자신'이 될 수 없고, 뭔가를 참거나 그만둬야 한다는 거죠. p.96


아마미야 / 무라카미 하루키 씨가 자신도 대출이 어림없었다고 옛날에 쓴 적이 있어요. <노르웨이의 숲> 같은 초베스트셀러를 낸 후였어요. 본인 확인도 거쳤고 저축도 상당했지만, 프리랜서라는 이유로 대출을 받지 못했던 거 같아요.

기시 / 연수입이 (아마도) 억 단위인 무라카미 하루키 씨보다 연수입 500만 엔인 공무원 쪽이 쉽게 받죠. 그런 걸 하나씩 발견해 가는 게 엄청 재밌었어요. '세상이 이렇구나'라면서. p.99


기시 / 일전에 지인이 남자친구에게 "어디가 좋아?"라고 물었을 때 "얼굴"이라고 대답해서 무지 안심했다고 말하더라고요. 왜냐하면 "너의 상냥한 면이 좋아"라고 한다면 계속 상냥해야 하잖아요. p.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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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기시 마사히코 책이 무려 4월에 나왔는데 이제서야 발견... 냉큼 책 주문하면서 신간 알림도 신청했다.


02. 기다렸던 작가의 책인데 내용은 사랑에 관한 대담이라 흠흠. 원제는 아마도 <사랑의 욕망에 관한 잡담>. 사회학 책이길 바랐던 나로서는 좀 실망스럽지만 분량이 워낙 짧아서 금세 다 읽었다.


03. 무라카미 하루키가 프리랜서라 대출 안 된 거 너무 웃프다. 초대형 베스트셀러 작가인 걸 확인하고도 대출을 안 해 줬다는 점에서 너무 어이가 없는데, 이런 걸 발견해 가는 게 엄청 재미있다는 기시 마사히코의 말에 마음이 따뜻해져서 '내가 이래서 이 작가를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토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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