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나혜석, 글 쓰는 여자의 탄생 | 나혜석 | 장영은 엮음 | 민음사 | 2018


탐험하는 자가 없으면 그 길은 영원히 못 갈 것이오.

우리가 욕심을 내지 아니하면 우리가 비난을 받지 아니하면 우리의 역사를 무엇으로 꾸미잔 말이오.

다행히 우리 조선 여자 중에 누구라도 가치 있는 욕을 먹는 자 있다 하면 우리는 안심이오.

현모양처는 여자를 노예로 만들기 위하여 장려한 것이다.

경희는 이 마님 입에서 '어서 시집을 가거라. 공부는 해서 무엇하니.' 꼭 이 말이 나올 줄 알았다. 속으로 '옳지 그렇 줄 알았지.' 하였다. p.30


경희도 사람이다. 그다음에는 여자다. 그러면 여자라는 것보다 먼저 사람이다. p.65


"결혼하는 목적"은 "한 개의 지아비, 혹은 아내를 얻는 데 있겠지요. 자녀는 부산물에 불과한 것인 줄 압니다."라는 말로 결혼의 주체가 자녀가 아닌 부부가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p.95~96


모든 것에 출발점은 다 자아에게 있는 것이외다. p.162


"다 늙게 공부가 무어야?"

"젊어서는 놀구 늙어서는 공부하는 것이야." p.204


사람은 그 생명이 붙어 있는 동안이 사는 시간이 아니요, 감정을 움직이는 것이 사는 것이다. 세상에는 사회에 얽매이고 친구 가족에게 얽매이고, 생활에 얽매이어 그 몸을 옴치고(움츠리고) 뛰지 못하는 자 얼마나 많으뇨. 이 실로 불행한 자로다. p.214~215


나혜석은 불완전한 상태로라도 스스로 고민하고 방황하며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 가는 여성의 삶을 꿈꾸었고, 그 꿈을 글쓰기로 실천했다. 여성의 삶이 모순적이고 분노와 좌절의 연속인데, 어떻게 여성의 언어가 아름답고 완전하고 완벽하기를 바라느냐는 나혜석의 질문은 지금도 유효하다. p.233


나혜석은 이 논설에서 "요사이 남녀 문제를 들어 말하는 중에 여자는 남자에게 밥을 얻어먹으니 남자와 평등이 아니요, 해방이 없고, 자유가 없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이는 오직 남자가 벌어오는 것만 큰 자랑으로 알 뿐이요, 남자가 벌어지도록 옷을 해 입히고, 음식을 해 먹이고, 정신상 위로를 주어 그만한 활동을 주는 여자의 힘을 고맙게 여기지 못하는 까닭입니다."라고 주장하며, 가사 노동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여성들의 삶을 변화시킬 수 없다고 전망했다. 오히려 가사 노동의 가치를 인정하고 여성의 중요성을 깨달을 때 여성과 남성 모두 자부심과 행복을 느낄 수 있고, 그것이 바로 생활 개량의 기초가 된다고 나혜석은 주장했다. p.289


사람은 누구든지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을 사람은 어느 시기에 가서 자각한다. 아무라도 한 번이나 두 번은 다 자기 힘을 자각한다. 그것을 믿는 사람은 즉 자기를 잊지 않는 행복을 느끼는 자다.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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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시집을 가거라. 공부는 해서 무엇하니.'라는 말에 '옳지, 그럴 줄 알았지.' 했다는 부분에서 정말 빵 터졌다.

저런 말 할 것 같은 촉이 오는 어른을 만났을 때

아니나 다를까 저런 말을 꺼내면 나도 속으로 '이 얘기 왜 안 하시나 했네' 하는데 ㅋㅋㅋㅋㅋ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점에서 절망. 좋은 사람 만나면 하고, 못 만나면 안 할 수도 있는 거지.

토트*

덕업일치를 꿈꾸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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