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계속해 주세요

부디 계속해 주세요 | 문소리 외 | 마음산책 | 2018


문소리 / 저는 일본 말을 영화에서 제일 잘해야 되는 거예요. 너무 당혹스러워서 박찬욱 감독님한테 "아니, 일본 여자를 캐스팅해야지 왜 저를 캐스팅하셨어요? 잠깐 나오는데 왜 그러세요, 저한테?" 했더니 "아니, 그냥 같이 일해보면 좋을 거 같아서... 못하겠어?" 그러시길래 "아니, 누가 못하겠대요? 해볼게요"했는데(하략). p.57


김중혁 / 어떤 불의나 압력에 대해서 바로 항의를 하기보다는 곰곰이 좀 생각해보다가 나중에야 화가 나서 뒤늦게 항의하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집에 와서 자려고 누웠는데 '아, 내가 그때 그 말을 했어야 됐는데' '아, 그때 그렇게 말했으면 멋있었을 텐데' 하고 생각하는 사람들. 저는 그런 사람들이 문학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과 공유할 수 있는 소설을 쓰고 싶어요. p.80


김중혁 / 좋은 문장이 있을 때는 독자가 바로 '오이시(맛있다)'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다 읽고 나서 책장을 덮고 한참 있다가 '오이시캇타(맛있었다)' 하게 되는 소설을 쓰고 싶은 겁니다. p.88


김중혁 / 저는 나사NASA가 하는 일이 소설가들이 하는 일과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주를 관측하고 탐험한다고 인간에게 이익이 되는 일이 거의 없는데, 그래서 그런 데 돈 쓰지 말라는 사람도 많은데, 실은 우주를 탐험하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자 굉장히 숭고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p.97


고시마 / 예를 들어 어린아이가 '뭘까, 저 건물? 재밌네'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설명되지 않은 곳에서 마음에 걸리는 게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처럼 언어화가 불가능한 영역에서의 디자인의 힘에 힘껏 다가붙어 설계하고 싶습니다. p.153


고시마 / 지진에 강한, 창이 작은 콘트리트 건물을 만든다, 혹은 해일에 대비해 높은 건물을 만든다, 그것은 그 재해만을 생각하면 최선일지 모릅니다. 하지만 거기서 생활하는 인간, 안전해지기 위해서 피난하고 서로 협력하는 그런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일은 '해일의 수위보다 높은 건축물'이나 '어떤 지진이 와도 견딜 수 있는 콘크리트 덩어리'와는 다른 곳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p.170~171


정세랑 / 무언가를 싫어한다고 말하는 것이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보다 쉬우면 그건 건강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사실 "나는 구체적으로 이런 것 저런 것이 좋아" 하고 말하는 사람이 훨씬 행복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죠. p.209


아사이 / '공감할 수 없어서 따분했습니다'가 독서에서 가장 서글픈 감상이라고 하는데, 저는 공감할 수 없는 책을 만나면 제 윤곽이 조금 변한 기분이 들어서 기뻐요. 제가 알지 못하는 생각, 아직 도달하지 못한 무엇이 있는 것 같아서 더 읽게 되고 알고 싶어지니까요. 공감할 수 없다고 거기서 책 읽기를 그만둬버리면 자신의 형태가 일절 변하지 않은 채 어른이 돼버리지 않나 생각합니다. p.210


기슬기 / 저는 작가라는 직업과 제 성향이 맞는다는 확신이 있어요. 자랑이 아니라, 다른 것을 잘 못하기 때문에요. 그래서 작업이 막힌다고 해서 다른 것을 해볼까, 그만둘까 하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아요. 그냥 계속 부딪치는 거죠. 그게 저를 힘들고 피폐하게 만들지만 사실 즐기기도 해요. (웃음) p.247


오카다 / 젊을 때는 완성되지 않은 것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에 꽤 거부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나이가 들어 뻔뻔해지기도 해서 거의 신경 쓰지 않고 점점 보여주는 쪽으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웃음) 어쨌든 그러는 쪽이 그다음에 움직일 계기, 좋아지기 위한 계기를 얻는다는 걸 완전히 알고 있으니까요. 부끄러움을 감수해야 앞으로 나아가고 향상됩니다. p.267~268

토트*

덕업일치를 꿈꾸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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