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 없네 잡이 없어

자비 없네 잡이 없어 | 희망제작소 기획 | 서해문집 | 2018


한 사회의 '일자리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단지 보수가 높은 일자리의 개수에 있지 않다. '보수가 높은 사람들이 사회적 책임을 얼마나 지고 있는가, 보수가 낮은 사람들도 재분배 기제를 통해서 얼마나 기를 펴고 살 수 있는가'를 봐야 한다. p.6


"꼭 프리랜서가 아니더라도 한 조직에 속하지 않고 조직 안팎을 넘나드는 2030세대가 많아지고 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봐요. 예를 들어 조직 노동자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우리나라의 사회보장제도는 바뀔 필요가 있어요." p.30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일생에 직업을 두세 개 이상 가지는 것이 일반적인 세상이 될 텐데, 한 직장에 들어가서 65세까지 다니는 것을 목표로 삼으라는 건 이미 시대착오적인 생각이죠. p.45~46


1980년대 이후에 태어나 자란 세대는 '네가 하고 싶은 일을 직업으로 삼으라'는 추동을 받았다고 했는데, 이런 추동과 안전성을 추구하라는 추동을 동시에 받으니 2030세대로서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겠고요. p.51


2030세대에게 고용 안정은 분명 이전 세대와는 다른 의미네요. 한 직장에 정년까지 다닌다는 의미보다는 내가 추구한 방향대로 경력을 쌓아 갈 수 있는 환경에 있느냐는 의미라고 할 수 있겠어요. p.52


이번 토크에서 제시된 대안은 '다양한 경험'이었다. 경홈의 폭이 넓을수록 자기가 원하는 일을 찾아 움직여 가는 데 두려움이 적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개인의 안정성에 가치를 크게 부여하는 2030세대는 계속해서 새로운 경험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일, 가치관에 맞는 일, 잘하는 일을 찾아가기를 원한다. p.64


경험이 충분한 개인과 경험 없는 사회가 충돌하는 느낌이에요. 2030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여행이나 활동 경험이 풍부하니까 1년에 3~4일 휴가로는 일을 지속하기 어려워요. 딱히 회사가 너무 싫고 지옥 같아서만 그만두는 게 아니라는 거죠. p.78


요즘 유행하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 Work and Life balance'(일과 생활의 균형)라는 단어도 불편해요. 자기 계발 신화의 또 다른 표현처럼 들려요. '똑똑하게 일 잘하는 사람이 쉬기도 잘한다' '못 쉬는 건 네가 능력이 없기 때문'이라는 식이잖아요. 사회적 토대는 없는데 모두 개인의 몫으로만 돌리는 거죠. p.79


일에 종속되는 사회일수록 개인의 휴식은 짧은 해외여행, 유흥, 게임, 쇼핑 등으로 단순화되고, 이를 통해 극심한 피로감을 보상받는다. 다시 말해 과로 노동으로 인한 만성 피로를 소비로 보상받으며 다음 노동을 이어가는 악순환에 빠지는 식이다. p.86


'최저임금 1만 원' 슬로건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어구가 '잠재력 대신 잠과 재력을'이에요.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고, 최소한의 소비는 할 수 있어야 하는 거죠. 이 정도의 삶을 가능하게 해 주는 소득이 '안정적 소득' 아닐까요? p.108


어떤 불의의 힘이나 조건에 굽히지 않기 위해서는 '일상에서 저항해 본 경험의 축적'이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는 대한민국 사회에서 먹고살기 위해 포기와 타협을 먼저 배운 것이 아닌가 싶다. p.116


평생직장이 아니라면 지금의 직장은 다음 직장을 위해 나를 성장시킬 수 있어야 한다. 이 '성장'은 조직 안에서의 성장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을 뜻한다. 그러므로 조직에 지속적으로 충성해야만 의미가 있는 승진이나 장시간 근로를 통한 금전적 보상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나의 사회적 자산이나 경력으로 남을 수 있는 것들을 얻고자 하는 것이 2030세대의 특징이다. p.137


초, 중, 고교 교육만이 아니고, 어른을 위한 교육도 필요해요. 직업 전환에 들어가는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나라들도 있는데, 심리적으로나 금전적으로 쫓기지 않고 자기가 어떤 일을 할 수 있고 하고 싶은지를 생각할 기회들이 주어졌으면 해요. 앞으로는 살면서 직업을 바꾸는 '인생 이모작' '인생 삼모작'이 보편적인 일이 될 테니까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요. p.159


'기술을 연마하는 것이 곧 전문성을 갖는 것'이라는 관점에서, 전문성은 대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대체 가능한 것이 된다. 지금 내가 가진 것보다 더 높은 기술을 연마한 누군가가 나타났을 때 나는 너무나 쉽게 대체 가능한 인력이 되어 버린다. p.1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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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책 제목 센스 있네.


02. 프리랜서라지만 수입도 일정한 편이고, 일을 무리해서 많이 하면 그만큼 통장 잔고도 늘어나니 좋긴 한데 이 생활을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몇 년 전 같이 일하는 언니가 아파트 대출 받으며 프리랜서라 서러웠던 이야기를 할 때만 해도 남의 얘기처럼 들렸는데, 이제 곧 내 일이 될 것 같은 예감... 아무래도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는 사람보단 대출 심사가 깐깐할 것 같긴 하다. 


03. 앞으로 점점 체력이 떨어질 텐데 나이 들어선 무슨 일을 하며 밥벌이를 해야 할지 생각하면 암담해지지만, 안정적인 대기업에 다닌다고 해서 정년을 보장받는 세상도 아니고, 당장 내년 일도 모르는데 먼 훗날 걱정을 해 봐야 무슨 소용인가 싶다. 일단 눈앞에 닥친 일부터 열심히 하다 보면 어디로든 흘러가겠지.

토트*

덕업일치를 꿈꾸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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