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아몬드 | 손원평 | 창비 | 2017


- 할멈, 사람들이 왜 나보고 이상하대?

할멈은 내민 입을 집어 넣었다.

- 네가 특별해서 그러나 보다. 사람들은 원래 남과 다른 걸 배기질 못하거든.


엄마는 임신 중에 겪은 스트레스나 몰래 피웠던 한두 개비의 담배, 막달에 못 참고 몇 모금쯤 홀짝인 맥주 따위를 후회했지만, 사실 내 머리통이 왜 그 모양인지는 너무 뻔하다. 그저 운이 없었던 거다. 생각보다 운이라는 놈이 세상에 일으키는 무지막지한 조화들이 많으니까.


- 튀지 말아야 돼. 그것만 해도 본전이야.

그 말은 들키지 말라는 뜻이었다. 남과 다르다는 걸. 그걸 들키면 튀는 거고 튀는 순간 표적이 된다.


- 인간은 교육의 산물이야. 넌 할 수 있어.


정상적인 게 어떤 거니?

남들과 비슷한 것.


- 부모는 자식에게 많은 걸 바란단다. 그러다 안 되면 평범함을 바라지. 그게 기본적인 거라고 생각하면서. 그런데 말이다, 평범하다는 건 사실 가장 이루기 어려운 가치란다.


- 친해진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거죠?

- 예를 들어, 이렇게 너와 내가 마주 앉아 얘기하는 것. 같이 무언가를 먹기도 하고 생각을 나누는 것. 특별히 돈이 오가지 않는데도 서로를 위해 시간을 쓰는 것. 이런 게 친한 거란다.


- 원해서 변한 건 아니니 그러지 마라. 세월은 그 누구도 비껴갈 수 없고 살다 보면 별 희한한 일들을 다 겪게 돼.


- 타고나? 그 말이 세상에서 제일 재수 없는 말이야.


- 몰랐던 감정들을 이해하게 되는 게 꼭 좋기만 한 일은 아니란다. 감정이란 참 얄궂은 거거든. 세상에 네가 알던 것과 완전히 달라 보일 거다. 너를 둘러싼 아주 작은 것들까지도 모두 날카로운 무기로 느껴질 수도 있고, 별거 아닌 표정이나 말이 가시처럼 아프게 다가오기도 하지.


- 한 가지 질문에도 백 가지 다른 답이 있는 게 이 세상이란다.


토트*

덕업일치를 꿈꾸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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