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외 편집자

권외 편집자 | 츠즈키 쿄이치 지음 | 김혜원 옮김 | 2017


프리랜서로 살면서 '프로라면 모두와 책임을 나누지 말고 자기가 맡은 분야의 책임은 스스로 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p.18


미술이든 문학이든 음악이든 다른 사람의 평가에 의지하지 말고 자신이 직접 문을 두드리고 열어봐야 경험이 쌓인다. 그렇게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다 보면 머지않아 주변의 의견에 흔들리지 않게 되고, '좋다'고 느낀 자신의 감각을 확신할 수 있는 날이 온다. 다양한 경험을 통해 남의 이야기에 휘둘리지 않게 자신을 다져가는 과정은 무척이나 중요하다. p.22


미국에서 취재할 때 젊은 선수가 무척 편안한 분위기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미국 선수에게 일본 선수가 당해내지 못하는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연습은 괴로운 과정이기 때문에 즐겁지 않으면 계속할 수 없고 계속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는다. p.24


현장에는 아무런 흔적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주차장에서 찍은 골목 사진 한 장을 기사에 넣었다. 사진이 있으면 쓰는 이에게도 읽는 이에게도 사건이 무척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으니 가는 건 무의미하다'라는 생각과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지만 가 보자'라는 생각 사이에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p.141


업무의 양과 들이는 시간을 계산해 보면 취재를 하고 책을 만들어서 원고료나 인세를 받는 것보다 누군가 만든 책을 사서 읽는 쪽이 훨씬 경제적이다. 물론 내가 보고 싶어 하는 책이 없다는 사실이 문제지만. p.151


평론가의 역할은 자신의 이름을 걸고 많은 선택지 중에 자신이 좋다고 생각하는 하나를 고르는 일이다. 평론가에게는 그 선택과 설득력이 관건이다.

반대로 저널리스트의 역할은 모두가 "이게 좋아"라고 말할 때 "이런 것도 있어"하고 될 수 있는 대로 선택지를 많이 제시하는 일이다. 저널리스트는 모두가 "현대미술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말할 때 비주류 예술가의 작품을 제시하거나, 모두가 "미국은 나쁘다", "이슬람은 나쁘다"라고 말할 때에 다양한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보여준다. 모두가 "대학 정도는 나와 줘야지", "결혼해서 가정을 꾸려야지"라고 말해도 대학을 나오지 않고 결혼하지 않아도 행복하게 사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p.175


특히 요즘은 디지털카메라의 성능이 굉장히 뛰어나서 좋은 피사체가 있으면 사진은 누가 어떻게 찍어도 큰 차이가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의외로 촬영하는 사람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이 사진의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숨기려고 해도 생각보다 많은 부분이 드러나는 것이다. p.184~185


지금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출판의 형태는 독립 출판일 것이다. 젊은이들 중에는 만드는 사람도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람도 많이 있어서, 대체 어느 나라 젊은이가 활자에 무관심하냐고 묻고 싶다. 지금은 오히려 중년이나 노년층이 활자에 무관심할지도 모르겠다. p.194


최근 들어서 프로란 '대신 해 주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예를 들면 사람은 누구나 '무엇을 위해 살고 있는 걸까', '죽으면 어떻게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매일 그런 생각만 끝없이 하고 있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그런 사람들을 대신해 철학자는 평생 동안 고민하고 생각을 정리해서 책으로 낸다. 그러면 사람들은 대가를 지불하고 책을 읽는다. 이처럼 누군가를 대신해 깊이 생각하는 사람, 먼 곳까지 가 보는 사람, 맛을 연구하는 사람이 프로인 것이다. p.222~223


웹진에서도 메일 매거진에서도 기사가 몇 번 클릭되었는지를 신경 쓰기보다 독자가 기사를 끝까지 읽을 수 있또록 하는 일에 힘써야 한다. 이대로 나만의 길을 계속 나아가다 보면 숫자로 드러나지 않아도 열성적인 독자는 묵묵히 따라와 주리라고 믿으면서 말이다. 믿는다기보다는 믿을 수밖에 없다는 말이 정확하겠지만(웃음). p.228


기술의 진보란 기술을 배우는 시간을 단축하는 것이며 이는 표현의 장벽을 단번에 낮추었다. 이전처럼 "몇 년 동안 그 선생님 밑에서 수련했습니다"라는 사실만으로 인정받던 시대는 지났고 이제는 감각과 행동력이 중요해졌다. 감각이 아닌 경험치를 통해 일을 해 온 베테랑 프로들은 앞으로 점점 더 경쟁에서 밀리게 될지도 모른다.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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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예상했던 내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른 쪽으로 생각할 거리가 있었던 책.

토트*

덕업일치를 꿈꾸며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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